11월 첫 일요일인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건물 주변은 인파로 북적였다. 초등 2~3학년을 대상으로 한 수학학원의 정규 입학시험을 치르려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었다. 시험 시작 시각인 오전 11시에 가까워지자 몇몇 부모는 늦지 않으려고 아이 손을 잡고 달리기도 했다.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 가을은 사교육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낮 12시18분. 40대 남녀와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까지 건물 안 엘리베이터 앞에 양옆으로 늘어선 채 통로를 만들었다. 이들은 엘리베이터 쪽을 바라보며 아이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띤 채 초콜릿을 들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연이어 어른 어깨에도 못 닿는 키의 아이들이 하나둘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아이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시험 잘 봤어?”라는 질문으로 뒤덮였다.
이 학원은 “초등학생 대상 선행·심화 전문 수학학원”이라 자칭하는 ‘생각하는황소’(황소수학)다. 이날 대치본관과 3관에서 약 1800명이 시험을 봤다. 모집 정원은 330명으로 5배 넘는 지원자가 몰려, ‘황소 고시’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지난달 시험 접수 날짜에도 접속이 쏟아져 학원 누리집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작성자 zan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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